2015년 5월 7일 목요일

2015. 5. 7 상암동 1인시위 후기!

오늘의 1인시위자 중 한분께서 소감과 함께 시위중 자신이 받은 질문을 정리해서 페페페의 메일로 보내주셨습니다. 훌륭하고 멋지십니다! 아래의 전문을 게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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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상암동 시위는 지원자가 꽤 모인 덕에 JTBC앞, CJ E&M앞, 그리고 장동민 소속사 앞 이렇게 3군데서 동시에 할 수 있었습니다.

코엔스타즈(장동민 소속사 앞)에서는 "옹달샘이 복귀할지말지는 제작진이 아니라 혐오발언의 피해자가 정한다"로,

CJ E&M앞에서는 "여혐이랑 자학말고는 개그칠게 없음? 옹달샘 핵노잼",
그리고 JTBC앞에서는 "JTBC 예능은 설치고 떠들고 생각하는 여자를 메인으로!" 문구를 들고 시위를 하였습니다.

문구는 지원해주신 모든 분들이 아이디어를 내서 최대한 긍정적인 파급력이 높도록 선정하였고, 모두 대가를 바라거나 단체에 소속해서가 아닌, 양성평등문화를 바라는 마음에서 개개인이 자원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JTBC앞에 있었는데요, 반응이 매우 좋았습니다!

아마 피켓을 눈높이로 맞춰 들은 점, 지나가는 분들에게 "좋은 하루 되세요"라고 인사하며 상호작용을 한 점, 자사 프로그램에 대한 긍정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를 문구로 담은 점 등이 선전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선글라스는 끼지 않았는데요, 그 때문인지 아니면 피켓을 눈높이로 맞춰들은 덕분인지 많은 분들이 피켓을 읽다가 저와 눈이 마주치셨고, 저는 그때마다 인사로 화답하여 주었는데 그 인사에 호감을 갖고 저에게 시위에 대해 여쭤본 분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남, 녀 가리지않고 열 분은 넘게 저에게 질문을 하셨는데요, 남성분들이 조금 더 관심을 보이셨던 것 같습니다.

첫 번째 관심은 조금 직위가 높은 여성분으로 추정되는 분이셨는데, 제 피켓을 보고 바로 의도를 알아들으시더니,
"여성이 메인이 되면 여성 시청자들이 잘 안 본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러한 문화를 바꿔야되는거죠. 장동민의 설떠말생발언 같은 여성비하발언이 남초 예능문화때문에 그대로 방송이 되는 것은 문제잖아요."라고 하였습니다.

또 한 남성분께서는 "장동민 정말 싫어하시나봐요"라고 하셨습니다.
"싫어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에요. 장동민은 군대후임, 장애인, 여성등을 비하하였고, 이것은 장동민이 좋고 싫고를 떠나 문제돼야 하는겁니다."
"사과는 얼마전에 하지 않았나요?"
"네 그렇지만 구체적인 대상과 그 이유를 명시하지 않았고, 개그로 보답한다고 하였지만, 개그는 그의 직업이고 처벌은 처벌이지요."
"아! 네, 그렇네요. 개그와 그건 별개죠."
솔직한 질문과 열린 자세, 정말 고마웠습니다!

한 연세 지긋하신 남성 관계자분께서도 오시더니,
"이거 무슨 뜻인건가요?" 여쭈시길레,
"장동민이라는 개그맨이 JTBC등의 여러 방송에서 여성 등 사회적약자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예능에서의 이러한 성차별적 요소를 바꾸기 위해 여성의 목소리를 좀더 내달라는 뜻으로 피켓을 적었어요."라고 답변해드렸습니다.
"아 그렇군요(끄덕끄덕) 그런데 이렇게 적어놓으니 그 뜻을 잘 모르겠네~!"
피켓에 적을 수 있는 문구는 매우 짧고 강렬해야되서 미처 다 표현하지 못한 점이 많네요. 의견 참고하겠습니다 ^_^!

제일 많이 받은 질문은 "어디서 오셨어요?" 였습니다. 저는 당당하게 "개인적으로 온 겁니다!"하였지요!

그 다음 많이 받은 질문은 "이게 무슨 뜻인가요?" 였습니다. 장동민이 설떠말생 발언을 한 것을 모르시는 분들도 꽤 많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장동민의 발언을 비판한거에요. 장동민이 방송에서 여성비하발언을 했습니다"고 말씀해드렸습니다.

아, "이거 얼마전에 옹달샘 발언 문제돼서 그런거죠?"라고 물어오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여성신문 기자분도 이와 비슷한 질문을 하고 가셨습니다.
어떤 경위로 이번 사건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 어떤 의도로 참여하시는건가, 어디서 오신 건가, 향후 추가적인 행동의향이 있나.
저는 우리사회의 양성평등문화가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하였으며, 앞으로도 제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참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

1인시위의 파급력, 작다면 작고 크다면 커요. 중요한 건, 이렇게 해당 사안에 대한 문제의식을 끊임없이 제기해주는 것만으로도 그것이 회자되고, 공론화될 수 있다는 것.

긍정적인 변화를 바라는 작은 행동이 모여 큰 변화를 이룬답니다.
1인시위, 어렵지도, 복잡하지도 않답니다!
양성평등을 바라는 분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요!


이상, 생애 첫 1인시위 후기였습니다 :)